처음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, 주로 영어 알파벳만 사용했다. 이때 만들어진 약속이 ASCII 코드이다. 하지만 컴퓨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각 나라 언어를 표현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. 한국에서는 한글을 컴퓨터로 다루기 위해 KS X 1001이라는 국가 표준을 만들었다. 이 표준에는 자주 쓰는 한글 2,350자와 일부 한자가 포함되어 있다.
EUC-KR은 이 KS X 1001 표준을 따르는 인코딩 방식 중 하나이다. 영어는 1바이트로, 한글은 2바이트로 표현한다. 과거 유닉스 시스템이나 웹 환경에서 한글을 표시하는 데 많이 사용되었다. EUC-KR은 KS X 1001에 있는 글자만 표현할 수 있다. 시간이 지나면서 KS X 1001에 없는 현대 한글 글자들은 문제가 되었고,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한글을 담은 CP949 같은 확장 인코딩이 나오기도 했다.
하지만 나라마다, 시스템마다 다른 인코딩을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. 서로 다른 인코딩 시스템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글자가 깨지는 현상이 자주 일어났다.
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문자를 하나의 기준에 담으려는 국제 표준인 유니코드(Unicode)가 나왔다. 유니코드는 문자에 고유한 번호를 부여한다. 이 유니코드를 컴퓨터에서 실제로 저장하고 통신하기 위한 방식이 여러 가지 있는데, 그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UTF-8이다.
UTF-8은 영문은 1바이트, 한글은 3바이트 등으로 글자에 따라 필요한 바이트 수가 달라지는 방식을 쓴다. ASCII와 호환되고 모든 유니코드 문자를 표현할 수 있어서 현재 디지털 환경의 표준이 되었다.
EUC-KR을 계속 사용할 때 생기는 문제들
현재 시스템이 EUC-KR 인코딩을 사용하고 있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긴다. 가장 큰 문제는 모든 한글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.
EUC-KR은 과거 표준에 있는 글자만 지원한다. 그래서 현대 한글이나, 옛 한글, 또는 이모지처럼 유니코드에만 있는 글자들은 표현할 수 없다. 사용자가 이런 글자를 입력하면 글자가 깨지거나 물음표로 보이고, 데이터에 오류가 생긴다.
이것은 곧 데이터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. 시스템이 지원하지 않는 글자가 들어오면 데이터가 잘못 저장되거나 아예 사라질 수 있다. 이렇게 망가진 데이터는 나중에 원래대로 되돌리기 매우 어렵다.
또한, 대부분의 새로운 시스템은 UTF-8을 사용한다. EUC-KR 시스템은 다른 시스템과 데이터를 주고받기 어렵다. 웹페이지에서 글자가 깨지거나, 외부 서비스와 데이터를 연동할 때 인코딩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. 시스템이 UTF-8을 사용하는 다른 시스템과 원활하게 연결되지 못하고 고립되는 것이다.
개발자들도 EUC-KR 때문에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. 글자를 처리하거나 외부 기능을 가져다 쓸 때마다 인코딩 변환 문제를 신경 써야 한다. 예상치 못한 오류를 찾고 해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. 이는 개발 속도를 늦추고 시스템을 관리하는 데 비용을 더 들게 한다.
EUC-KR은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 옛날 기술이다. 이것을 계속 사용하면 최신 기술을 도입하기 어렵고, 나중에 인코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업이 훨씬 더 복잡하고 힘들어질 수 있다.
일반적인 회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?
대부분의 회사들은 이미 EUC-KR 같은 옛날 인코딩에서 UTF-8로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(마이그레이션)을 진행했다. UTF-8은 전 세계 표준이고 모든 글자를 표현할 수 있어서, 시스템을 더 안정적으로 만들고 다른 시스템과 잘 연결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.
현재 EUC-K을 사용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시스템을 UTF-8로 바꾸는 계획을 세우고 실제로 진행해야 한다.
이 작업은 간단하지 않다. 데이터베이스부터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, 그리고 관련 시스템 설정까지 모두 바꿔야 한다. 하지만 꼭 필요한 작업이다. 시간이 걸려도 계획을 잡고 진행해야 한다.
어떻게 준비해야 할까?
먼저, 현재 시스템에서 EUC-KR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, 어떤 데이터가 영향을 받을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. 그리고 UTF-8로 바꾸는 작업이 왜 필요한지사람들에게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.
이어서 마이그레이션 계획을 꼼꼼하게 세운다. 작업을 어떻게 할지,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,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어떻게 해결할지 등을 정한다.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백업해야 한다.
실제로 시스템을 바꾸기 전에, 실제와 똑같은 테스트 환경에서 바꿔보는 연습을 여러 번 해야 한다. 데이터가 제대로 바뀌는지, 프로그램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다.
마이그레이션 작업을 할 때는 데이터베이스 인코딩을 바꾸고, 데이터를 변환하며, 프로그램을 수정하고, 시스템 설정을 변경한다. 이 과정에서 시스템이 잠시 멈출 수도 있다.
작업 후에는 시스템이 제대로 바뀌었는지, 글자들이 깨지지 않고 잘 보이는지,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철저하게 확인한다. 문제가 생겼을 때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계획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.
EUC-KR에서 UTF-8로 바꾸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다. 하지만 이것은 시스템을 더 좋게 만들고,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더 큰 문제를 막으며,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.
지금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, UTF-8 전환을 목표로 삼고 차근차근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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